책 정보
제목 : 기후정의선언 - 우리는 실패할 권리가 없습니다
저자 : 우리 모두의 일 / 보론 : 조천호 / 번역 : 이세진
출판사 : 마농지
발행일 : 2020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 92쪽 | 140g | 120*188*8mm
출처 : YES24
기후정의선언 - YES24
우물쭈물하다가 늦어버렸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태풍, 산불 같은 위기의 징후가 잇따르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을 삼켜버린 지금, 우리에게 남은 온도는 0.5도, 남은 시간은 10년에 불과하다.
www.yes24.com
책과 저자 소개
이 책의 저자(단체)인 우리 모두의 일(Notre Affaire a Tous)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적 투쟁을 목표로 2015년에 결성된 프랑스의 비영리단체이다. 환경보호와 기후정의 운동의 도구로 ‘법’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2018년 12월부터 그린피스 프랑스, 옥스팜 프랑스, 자연과 인간을 위한 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세기의 사안(L’Affaire du sièle)’ 기후 소송을 했다. 이에 230만 명의 서명에 동참하였다. 2021년 2월 3일 프랑스 파리행정법원은 프랑스 정부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발생한 생태적 피해를 책임져야 한다고 판결했으며 소송을 낸 환경단체들에게는 정신적 피해를 인정해 상징적 의미로 1유로씩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선언문 '세기의 사안'이 책으로 출간된 것이 지금 이야기하는 책 '기후정의선언'이다.
책 구성은 다음과 같다.
- 기후정의선언
- 20분마다 종 하나가 사라지다
- 투쟁들을 다시 연결하다
- 비공격조약
- 공포가 진영을 바꾸기를
- 부록
- 우리 모두의 일
- 감사의 말
- 보론_ 기후위기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자 (조천호)
- 9.21 기후위기비상행동 선언문 (2019)
선언문과 함께 부록으로 단체 소개, 감사의 말, 조천호 교수의 보론, 2019년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기후위기비상행동의 선언문이 들어가있다.
서평
저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듣지 않으려 해도 듣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빙하가 녹아내리는 극지방이나 생명이 꺼져가는 심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기후정의선언(이하 선언)의 첫 문단이다. 선언이란 널리 펴서 말하는 것으로 국가나 단체가 필요에 따라 자기의 방침·주장·의견 등을 외부에 정식으로 표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 출처: Oxford Languages) 그렇기 때문에 선언문은 간결한 문체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기후정의선언은 제목이 아니었다면 선언문인지도 모를 만큼 많은 수식어가 들어가있고 부드러운 문체로 쓰였다.
기후위기라는 이슈가 유행을 타고 그 문제가 우리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심각성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출간되는 책들은 심각성보다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다루는 책이 많은 편이다. 선언은 지구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역설한 후 원인과 해결 방안까지 짧은 글 속에 함축적으로 다루고 있다.
선언은 이윤 창출만을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하는 다국적기업이 문제의 본질이며 정부가 기업의 신탁 관리자로 전락하며 이에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시민이 소비자가 되어 저항성을 잃은 점 또한 지적한다.
그리고 저자(단체)의 주요 영역인 '법'과 법적 승리에 대한 사례에 비중을 두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저항을 이야기한다.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보여준 억압에 대한 인간의 저항에 주목하며 지금의 해법 역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투쟁을 계승하고 포괄하는 거대한 연대가 유일한 해결책임을 천명한다.
선언을 보다보면 마치 운문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선언문이 꼭 단호한 산문의 형태여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이 선언은 함께 할 시민들에게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더 이상 실패할 권리가 없다며 폭넓은 연대를 빠르게 꾸려야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실패할 권리가 없습니다.
이 말은 마지막이 아닌 중반부에 투쟁을 소개할 때 등장한다. 그러나 책 제목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머리 속에 계속 떠돌며 우리가 지금 당장 행동을 시작해야함을 일깨워준다.
뒤이어 조천호 교수의 보론도 짧은 글이지만 핵심을 잘 담고 있다. 부록을 포함해도 92쪽이라는 짧은 텍스트로 많은 울림을 주는 기후정의선언, 기후위기를 대하는 우리가 한두시간을 들여 꼭 읽어볼만 하다.